초록색(갈맷빛)에 대하여...

2022. 1. 31. 02:22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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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과 검정색을 제외하고 색을 말하면, 가장 많이 쓰이는 색은 아마 빨간색과 파란색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4가지로 확장로 늘리면 빨강, 파랑, 노랑, 초록이 가장 기본적으로 쓰이는 것 같다. 파랑(Cyan), 노랑(Yellow), 빨강(Magenta)은 색의 3원색으로 불리며, CYMK코드로 쓰인다. 빨강(Red), 파랑(Blue), 초록(Green)은 빛의 3원색으로 불리며, 컴퓨터에서 RGB코드로 쓰인다.물론, 시안과 블루, 마젠타와 레드는 각각 한국말로는 파랑과 빨강으로 부르지만 살짝 다른 색들이다. 어쨌든 빨강색, 파랑색, 노랑색은 "빨갛다", "파랗다", "노랗다" 등의 형용사형으로 사용할 수 있고, 각각 赤, 靑, 黃 등으로 대응하는 한자도 있다. 하지만 초록색은 좀 다른 색인 것 같다.
초록색은 초롷다 등의 형용사형을 가지지 않는다. 초록이라는 말 자체가 풀(草)+푸르다(綠)의 합성어로 줄여서 녹색이라고 부른다. 녹색의 綠자는 푸르다라는 뜻으로, 뜻만 보면 靑과 똑같은 것 같다. 평소 식물을 공부해서 초록색을 자주 접하는 나는 왜 초록색의 순우리말은 없을까 궁금했다. '푸르다'라는 말이 '풀'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왜 靑을 '파랄 청'이 아닌 '푸를 청'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또한, 바로 옆 나라 일본어에도 みどり라고 하는 고유한 단어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왜 해당되는 말이 없을까 싶었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갈맷빛"이라고 하는 우리나라에도 초록을 의미하는 순우리말이 있었다. http://naver.me/5pNvC40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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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맷빛이란 말도 형용사형으로 쓰일 수 없는 것이 일본어에서 초록색을 의미하는 みどり와 비슷하기도 했다. 갈맷빛이란 말도 형용사형이 없어서 "나뭇잎이 갈맷빛이다."라고 써야 하는데, 일본어도 마찬가지로 「木の葉はみどりいろだ。」라고 써야 한다. 일본어에서 みどり라는 말은 원래는 새싹이나 새줄기를 뜻하는 말인데, 현대에는 초록색을 뜻하는 말로 쓰이는 모양이다. (원문: From Old Japanese. Originally referred to new buds and shoots, later changing via metonymy to mean green.) https://en.wiktionary.org/wiki/%E7%B7%91

緑 - Wiktionary

Translingual[edit] Etymology[edit] Variant and Japanese Simplified from 綠 (彔 → 录). In current form, Phono-semantic compound (形聲, OC *roɡ): semantic 糸 + phonetic 录 () Han character[edit] 緑 (radical 120, 糸+8, 14 strokes, cangjie input

en.wiktionary.org

갈맷빛이란 말은 어떻게 나온 말인지 모르겠지만, 식물 중에 '갈매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가 있는 것을 보아, 그것과 상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이미 나와 유사한 생각을 한 사람이 국립국어원에 질문으로 올렸는데, 국립국어원에서는 직접 연관이 되는 자료는 못 찾았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확실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https://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85597

국립국어원

축소 확대 온라인가나다 상세보기 갈맷빛의 어원 작성자 권용은 등록일 2015. 9. 8. 조회수 366 사전에는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짙은 초록빛. ≒갈매01「2」.¶ 차렵이불의 갈맷빛은 윤씨 부인

www.korean.go.kr

한국어나 일본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많은 언어에서 파란색과 초록색을 같은 취급해온 모양이다. 그러다가 표현할 수 있는 색이 많아지면서 뒤늦게 구별하는 용어가 만들어진 모양이다. 위키피디아에 아예 문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을 보니... https://en.wikipedia.org/wiki/Blue%E2%80%93green_distinction_in_language?wprov=sfla1

Blue–green distinction in language - Wikipedia

Overview of the distinction between the words "green" and "blue" in various languages The notion of "green" in modern European languages corresponds to about 520–570 nm, but many historical and non-European languages make other choices, e.g. using a ter

en.wikipedia.org

위 문서를 보면, 한국어나 일본어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옛날에는 구분 못 했던 것 같다. 이공계 분야를 전공해서 그런지, 초록색도 빨강, 노랑, 파랑과 똑같이 다루고 싶은데 그게 안 된다니...그래도 신기하기도 하고 새로운 순우리말도 배울 수 있었다. 일본어의 みどり만큼 우리말의 갈맷빛이란 말도 널리 쓰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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