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투표 참여 완료!

2021. 11. 1. 10:41정치

728x90
반응형

2012년 말. 대학원 입학 전에 실험실에 인턴 비슷하게 있을 때, 박사인 형이 매일같이 박근혜 욕을 해대는 것에 대한 반감으로 12월 초쯤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에 당원가입했다. 이후 박근혜 탄핵사태를 거치면서 탈당 후 바른정당으로 옮겼다. 사실 박근혜 이후 대통령 후보로, 서울시장 사퇴 후 오랜 기간 야인으로 지내던 오세훈을 밀고 싶었으나, 2016년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정치행보 재개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였다. 바른정당에서 반기문 옹립에 실패하자, 유승민과 남경필 두 후보로 대선경선을 치루어서 최종적으로 유승민이 선출되었다. 하지만 내 생각과 달리 바른정당과 유승민의 지지율이 높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바른정당에 합류했던 의원들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다. 나 또한 문재인만큼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판단하여 안철수에게 표를 행사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TV토론회에서 안철수의 MB아바타 발언, 그리고 유승민의 이순신 장군 발언 등을 듣고 내 표가 사표가 되더라도 유승민에게 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투표장에서 4번을 찍어서 유승민은 최종적으로 4위를 했다. 이후로도 계속 바른정당의 당원이자 지지자로 여러 행사에 참여했는데, TV나 인터넷 뉴스에 나오던 정치인들을 가장 많이 만난 때였던 것 같다.

하지만 김무성계의 2차 탈당사태로 바른정당의 존립이 위태로워지자, 그해 말에 안철수의 국민의당과 합당하면서 바른미래당이 창당되었다. 이 과정에서도 많은 정치인들이 자유한국당으로 떠나갔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내의 바른정당계는 소수였고, 2018년 지방선거 패배 후, 호남계 등과 노선갈등 등으로 마찰이 계속되다가 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연합해서 손학규의 당권파와 맞섰지만, 결국 2020년 초에 탈당하고 새로운보수당이 창당되면서 그쪽으로 합류하였다. 이후 새로운보수당은 자유한국당 등과 합당하면서 미래통합당이 되었고, 2020년 총선에서 크게 패배하고 황교안 체제가 무너졌다.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만든 결과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개혁보수 입장에서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 되었다. 이후 비대위를 거치면서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꿨다.

2021년 올해 들어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대표 선거 등에서 당원들은 나경원을 골랐지만, 여론조사 등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각각 오세훈과 이준석 등 바른정당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선출되었다. 황교안이 무너지면서 아스팔트 태극기 보수가 무너지고 개혁보수, 중도보수, 온건보수가 몸을 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시작된 국민의힘 대통령 경선후보. 오세훈, 이준석 당선이라는 바람에 따라 유승민이 빛을 볼 때가 된 것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입당도 안 한 윤석열이 큰 대세였고, 여러 정치인들이 윤석열에게 붙음으로써 윤석열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였다.

입당 후 윤석열은 각종 망언과 논란을 만들었고, 결국 지지율 하락세를 맞았다. 그리고 그 이익은 홍준표가 가져갔다. 그렇게 9월 추석 전후로 홍준표와 윤석열은 골든크로스가 이루어졌다. 나 역시 홍준표면 망설임없이 국민의힘을 찍겠지만, 윤석열은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재명vs윤석열의 대결이 되면 기권할 생각이 들었다. 마치 2020년 총선에서 이낙연과 황교안 중에 골라야 하는 선거라서 이름도 생각 안 나는 친환경 어쩌구가 공약이었던 무소속인지 군소정당 소속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후보에게 투표했던 것처럼... 진짜 이재명vs윤석열이 된다면 허경영이나 김동연, 안철수와 같은 후보들에게 표를 행사할 생각이다.

경선과정 중에 유승민 본인도 홍준표가 윤석열을 잡고, 본인이 홍준표를 잡을 것이라고 발언했었는데, 나 또한 그렇게 되길 바랬다. 하지만 지지율에서 2강 1중 1약 구도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윤석열이 3위로 내려가지는 않았다. 적어도 홍준표가 1강, 윤석열 유승민 2중, 원희룡 1약 구도가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런 구도는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1차, 2차 컷오프보다도 당원 비중이 더 올라갔는데, 당원 표에서는 여전히 윤석열이 홍준표보다 우위였다. 아무리 여론조사에서 홍준표가 1위인 것이 많아도 당원 투표 결과에 따라 윤석열이 대선 후보로 선출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일부 여론조사 기관에서 실시한 이재명과 가상 맞대결에서 유승민만 못 이기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왔다. 집안에 TK출신은 없어서 그쪽 분위기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제인 10월 31일 저녁 KBS에서 방송된 마지막 토론회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홍준표가 물론 극단적인 공약들이 좀 많고, 꼼꼼히 준비한 것이 아닌 일단 지르고 보는 공약들이 좀 많지만, 자기 공약만 밀어부칠 것이 아니라 유승민이나 다른 후보들의 공약을 참고하여 수정할 생각도 가진 것 같았다. 토론회에서 유승민 공약이 많이 준비되었다고 칭찬도 하고... 유승민도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2017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탄핵 여파로 누가 나와도 문재인을 못 막는 게임이었으니, 유승민에게 투표했지만, 이번에는 윤석열을 막으려면 홍준표로 가능한 게임이었다. 소신껏 유승민을 찍었다가, 유승민, 홍준표 둘 다 낙선하고 윤석열이 되는 것보다 더 큰 낭패는 없을 것 같았다. 차라리 유승민이 대통령은 못 할지라도, 그의 공약이 홍준표 공약이나 정책에 반영되어 실현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집에 와서 자기 전에 여러 기사들을 보면서 고민하던 중에, 와이프도 그냥 홍준표를 찍으라고 했다. 이재명이라는 최악과 윤석열이라는 차악을 막기 위해서 최선의 유승민이 아닌 차선의 홍준표를 찍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마침내 온 모바일 투표에서 홍준표를 선택했다. 이제 결과는 이번주 금요일인 11월 5일에 나올 것이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대표 선거 때처럼 민심을 따라 홍준표가 선택될까? 아니면 당심으로 윤석열이 될까? 지켜봐야겠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