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3. 22:12ㆍ만화·애니
한국에서는 "짱구는 못말려"로 유명한 "크레용 신짱". 원작 만화는 1990년 연재가 시작되어 2010년까지 총 50권이 나왔다. 2009년 작가인 우스이 요시토가 등산갔다가 사망하는 바람에 이후 미연재분 등이 연재되었고 이듬해인 2010년에 20년 연재의 막이 내린 것이다. 그리고 몇 달 뒤, 고인이 된 작가의 딸들과 어시스턴트들이 "新 크레용 신짱"을 연재하기 시작해서 현재 일본에는 9권까지, 한국에는 8권까지 출판되어 있다.
내가 처음 크레용 신짱을 본 것은 1994년 아버지의 석사 유학으로 일본 오사카에 살게 되었을 때이다. 당시 또래에서 유행하던 드래곤볼, 세일러문, 도라에몽 등과 함께 일주일마다 봤다. 1996년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한국에 와서는 드래곤볼처럼 만화책으로 봤다. 물론, 드래곤볼은 워낙 인기가 좋았기에 1권부터 다 빌려봤었지만, 크레용 신짱은 중고등학교 선생님이던 엄마가 압수한 만화책 몇 권으로 본 게 다 였다. 그것도 한국식으로 번역된 짱구는 못 말려로.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애니메이션을 방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극장판 등으로 접해왔다. 국내에서 먼저 본 것도 있고, 다운받아서 원어로 본 것도 있고... 애니메이션이든 극장판이든 장점은 일부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일상 개그물이기 때문에 그때그때 웃고 마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것이었다.
작가 사망 당시 나는 22살로 대학 학부 3학년이었다. 그 뒤, 신 크레용 신짱이나 스핀오프인 SHIN-MEN 등이 나왔고, 직접 사서 읽었다. 하지만 발매속도는 아주 느렸고, 대학원 들어와서도 신 크레용 신짱은 4권까지 사서 읽고 잊고 지냈다.
얼마 전 오랜만에 옛날 극장판을 다시 보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보니 신 크레용 신짱이 8권까지 나온 것 같았다. 그래서 설 연휴 전에 5~8권을 외갓집으로 주문했다. 그리고 설 연휴 때 신 크레용 신짱을 1권부터 다시 읽는데 가끔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는 이미 주인공 신노스케와는 구면이지만 난 처음 보거나 기억에 없는 캐릭터들도 있었다. 그래서 그냥 크레용 신짱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만화책이든 애니메이션이든 부분부분 단편적으로 본 것 같으니... 다행히 마나모아에 전권이 있어서 1권부터 보기로 했다.
그렇게 집, 버스, 실험실에서 틈틈히 읽었다. 약 20일정도 걸려서 다 읽었다. 그렇게 순서대로 읽어보니 확실히 시대가 바뀌면서 그걸 반영하는 것이 보였다. 예를 들면 인물들의 나이는 들지 않았지만 임신과 출산이라든가 한류드라마 언급, 당시에 활약한 스포츠 선수의 등장 등... 물론, 애니메이션과 원작의 차이도 조금씩 찾을 수 있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작가가 소재고갈 등으로 죽기 전에 곧 완결을 낼 계획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신 크레용 신짱이나 애니메이션은 계속 되고 있으니... 우스이 요시토 혼자의 아이디어로는 소재나 스토리 짜는데엔 한계가 있으나 여러 명이 같이 제작하는 신 크레용 신짱과 애니메이션은 계속 소재가 나오는 모양이다. 아무튼 언제까지 나올 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풍부한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이제 주말에 외갓집에 가면 다시 신 크레용 신짱을 읽기 시작해야겠다. 전보다 이해가 더 잘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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