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3. 18:15ㆍ만화·애니
한국에서는 "짱구는 못말려"로 유명한 "크레용 신짱" 시리즈. 나는 1994년 일본에 살 때, 처음 애니메이션으로 접했었다. 그 뒤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책 등으로 계속 접해왔다. 자세한 것은 지난 글(https://ongchip.tistory.com/124)을 참조하면 된다. 지난 글은 원작가인 우스이 요시토가 그렸던 "크레용 신짱"을 읽은 후기라면, 이번에는 그의 딸들과 어시스턴트들이 제작하고 있는 "신 크레용 신짱"을 읽은 후기이다. 물론, "신 크레용 신짱"은 완결나지 않아서 현재까지 국내에 나온 8권까지 읽은 기준이다.
최근에는 작가가 검수만 하고 제자 출신 혹은 타인이 후속작을 그리는 경우가 상당히 자주 보인다. 유명한 "드래곤볼"의 경우 "드래곤볼 슈퍼"가 있으며, "나루토"의 경우 "보루토"가 있고, "페어리테일"의 경우 "페어리테일 100년퀘스트" 등이 있다. 이외에도 많이 있지만, 내가 보던, 아니 정확히는 보다가 그만 둔 대표적인 것들이다. "신 크레용 신짱"의 경우 원작가가 사망했다는 것이 앞에 언급한 작품들과는 좀 경우가 다르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린다는 점과 후속으로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간다는 점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의 작품들과 달리 어색함이 별로 없다. 왜 그럴까?
먼저, 크레용 신짱은 일상 개그물이라서 굳이 복잡한 설정이 필요 없다. 캐릭터들의 개성과 관계만 제대로 잡히면 크게 충돌이 일어날 것이 아니다. 크레용 신짱이 1990년 처음 연재되었으니, 이제 곧 30년이 되는데도 주인공 신짱의 나이는 5살로 고정이다. 작중에서도 계절변화가 무수히 많이 일어났지만, 그래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흔히 설정 충돌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찾기 힘들다. 앞서 언급한 다른 작품들은 장르가 일상 개그물이 아니라 모험, 어드벤처류의 작품들로 주인공일행이 성장해나간다. 그런데 후속작에서는 새롭게 성장하기 위해서 없던 설정이 붙어나가고 점차 무리한 전개가 시작된다. 이러다 보면 팬들이 기대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또한, 크레용 신짱은 그림체가 단순하다. 그래서 많은 팬들도 쉽게 따라 그릴 수 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에서도 작붕이라고 불리는 현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 쉬운 그림체에 오랜 기간 같이 작업한 사람들이 계속 이어나가니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보루토"의 경우 애니메이션을 안 봐서 모르겠지만 만화책은 그림체가 너무 달라서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신 크레용 신짱"은 그런 어색함은 전혀 느끼지 못 했다. 게다가 새로운 캐릭터도 가끔 등장하지만, "크레용 신짱"에서 등장하던 캐릭터들을 주기적으로 등장시키고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로 인해 "크레용 신짱"과 "신 크레용 신짱"의 구분이 거의 나지 않는 것 같다. 게다가 애니메이션 제작팀과도 계속해서 교류를 하는 것 같았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원작가 우스이 요시토는 죽기 전에 "크레용 신짱"의 소재 고갈로 인하여 머지 않아 완결낼 생각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불행히 사고로 사망하면서 그 예정대로 완결나지 못 했다. 지금의 "신 크레용 신짱"은 원작가 혼자만 구상하는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가끔 우려먹는 것 같은 면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는 새로운 스토리가 많이 나온다. 물론 거기에는 스마트폰과 같이 시대가 발전하면서 새롭게 생겨나는 주제들도 있다. 그에 따라 새로운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지금 나오고 있는 "신 크레용 신짱"도 제작진이나 출판사에 문제가 생겨서 더 이상 연재되지 못 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오랫동안 봐온 만화(가장 많은 시간은 투자한 것은 아니지만)인 만큼 최대한 오랫동안 연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치 월트 디즈니는 오래전에 사망했지만, 미키 마우스의 이야기는 아직도 다양하게 나오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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