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짐을 놓고 내려 분실물센터에서 찾아왔다

2020. 10. 20. 18:18일상/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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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였던 10월 18일 일요일.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갔다가 외갓집에서 게임을 했다. 저녁을 먹고 밤이 되어서 집으로 올 때, 외할아버지께서 집에 남는다고 CJ컵반 2개를 챙겨주셔서 집에 가지고 왔다. 집에서 밥먹을 시간은 거의 없어서 학교에 갖다놓기로 했다. 그래서 어제인 10월 19일 월요일. 아침에 전날 챙겨왔던 컵반들을 챙겨서 나왔다. 학교 갈 때 손에 짐이 있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그래서인지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예전에 비오는 날 학교에 있던 비상용 우산을 갖고 집에 왔다가 학교에 다시 안 갖다놓은 것이 떠올랐다. 당장 비소식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생각났을 때 바로 갖다놓기 위해서 다시 집에 들어가서 얼른 접이식 우산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평소처럼 버스타러 가서 버스를 타고 학교로 출발했다.

버스에서 앉아서 가다가 환승을 하기 위해 서울시동부병원이 있는 용두동에서 내렸다. 그런데 내리고 보니 뭔가를 들고 있어야 할 손이 뭔가 허전했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컵반과 우산이 들어있는 봉투를 안 들고 내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른 버스를 뒤쫓았지만, 이미 출발해서 속도가 더 올라가면서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어쩌지 고민하다가 바로 네이버 지도 앱을 켜서 해당 버스 노선의 상태를 확인하여 내가 탔던 버스의 차량번호를 확인했다. 그리고 '서울 시내 버스 분실물'이라고 검색해서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에 분실물 신고를 했다. 실험실에 와서는 다시 해당 노선을 운행하는 운송사 홈페이지에 분실물 신고 글을 올렸다. 그리고 하루종일 주기적으로 내가 올린 글들의 상태를 확인하며 한번씩 고객센터에도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전화는 계속 연결되지 않았고, 답변은 끝내 오지 않았다. 지갑이나 고가의 물건은 아니지만 컵반2개면 편의점 가격으론 9천원이고 우산도 최근 몇년동안 써서 정이 든 것이라고 새로 산다면 또 돈이 나갈 것이기 때문에 무사히 되찾고 싶었다.

오늘 아침 중간고사 시험 감독에 들어갔다가 끝나고 오전 11시쯤 어제 올렸던 글들이 생각나서 다시 확인하러 들어갔다. 그랬더니 해당 노선을 운행하는 운송사 홈페이지에 썼던 글에 답변이 달려있었다. 해당 분실물이 영업소에 접수되었으니 차고지에 있는 사무실로 와서 찾아가라는 것이었다. 네이버 지도로 대중교통을 타고 가는 길과 시간을 찾아보니, 지하철로 가면 약40분, 버스로 가면 약55분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왔다. 왕복하면 약 1시간 반에서 2시간정도 되는 것 같았다. 다행히도 이번주는 교수님이 바쁘셔서 학교에 거의 안 계시기 때문에 큰 문제없이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점심을 먹고 약 2시를 조금 넘어서 분실물을 찾으러 출발했다. 갈 때는 지하철, 올 때는 버스로 오는 것이 뭔가 더 나을 것 같아서 갈 때는 지하철을 탔다. 중랑공영차고지는 지하철 6호선, 경춘선 신내역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가서 분실물을 찾아서 버스를 타고 다시 학교로 왔다. 교통비 1350원과 시간 2시간을 날리긴 했지만, 그래도 무사하게 분실물을 되찾을 수 있었다. 비싼 것들은 아니지만 만약 찾지 못 했다면 새로운 우산을 사고 컵반을 새로 사거나 대신 다른 밥을 사먹는데 더 많은 돈을 써야했을 것이다. 또 매일 실험실에서 앉아있는 것보다 왔다갔다 하면서 걷기도 하고 햇빛도 오랜만에 많이 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다음부터는 버스에서 내릴 때 미리 준비해서 짐을 놓고 내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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