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반 자고 농장에서 11시간 일했다.

2021. 4. 22. 16:23일상/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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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취미삼아 하고 있는 만화 번역하는 날이다. 일본에서 만화가 연재되는 날인 수요일 0시가 되면 온라인도 올라온다. 예전에는 readedenszero.com이라는 사이트에서 빠르면 화요일 밤11시 늦어도 수요일 새벽 12시반까지는 업로드를 하여서 수요일 새벽 2시 전까지는 번역 작업을 끝내고 잘 수 있었다. 물론 가끔 늦게 올라오거나 할 때도 있긴 했지만. 하지만 작년 10월쯤 해당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일본어 연재본을 구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LoveHug나 KissAway라는 사이트는 하루가 지난 목요일 새벽 0시쯤 올라오는 것 같았다. 그렇게 몇 주동안 찾다가 올해 초쯤 알게 된 그나마 빨리 올라오는 사이트가 바로 manga1001.com이라는 곳으로, 공식 연재 후 한시간이 지난 수요일 새벽 1시전후로 업로드되지만 화질이 다른 사이트들보다 약간 좋지 않고 이미지 파일 왼쪽 하단에 워터마크가 찍혀 있었다.

아무튼 그래서 주로 요즘은 밤에 작업하고 자기보다는 학교 연구실에 출근해서 학교에서 작업해서 점심쯤에 업로드를 한다. 물론 갑작스럽게 일을 해야할 경우가 있으면 오전에 못 하고 오후나 저녁이 되어서야 업로드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작년 10월 이전까지는 밤에 미리 하고 잤던 것과 다르다. 당시에는 일본어판이 제 시간에 올라오기만 하면 바로 작업을 하고 잤기 때문에 거의 일정한 시간에 업로드를 했고 다음날 실험실에서 일을 하든 안 하든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어쨌든 일정한 시간에 못 올리고 늦어지면 비록 많지는 않지만 그 만화의 번역본을 읽으러 블로그에 오는 사람들이 언제 올라오는 지 기다려야만 했다. 나도 이 만화는 직접 번역하지만 다른 만화들은 번역본이 올라오는 걸 기다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올라오는 시간에 안 올라와서 기다려야 하는 그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왠만하면 그런 일이 없도록 하고 싶다.

지난 월요일인 19일 저녁. 실험실 단톡방에 수요일에 전원 농장이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20일 화요일에는 농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지도교수님의 지시사항이 올라왔고 집합시간은 아침 8시반이었다. 일들을 보니 일찍 끝날 것 같지가 않았다. 오전에만 하고 돌아 올 것 같은 일이었으면, 오후에 번역작업을 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또한, 9시가 아닌 8시반이면 집에서 늦어도 7시반에 출발해야만 했다. 그래서 학교 일이 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에 고민을 했다. 새벽1시에 일본어판을 구한다고 가정하면, 그때부터 작업하면 평균 2~3시간이 걸리는데 끝나면 새벽 4시정도 될 것이고 자고 7시에 일어나면 3시간을 자는 것이었다.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이번엔 일찍 일어나서 농장 가기 전에 번역을 해서 업로드 하고 가는 것은 어떤지 생각했다. 집에서 7시반에는 나가야 하는데, 씻고 아침 먹고 옷을 입고 하려면 7시에는 일어나야 하고, 그 전에 번역작업을 2~3시간하려면 여유롭게 새벽4시에는 일어나야 했다. 당시 집에 가고 있던 시간이 저녁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으니, 집에 가자마자 씻고 밤9시반에 침대에 누워 밤10시부터 자면 그래도 최소 6시간은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집에 가면서 핸드폰에 새벽4시를 기준으로 일어나기 위해 알람을 3:30, 3:45, 4:00, 4:15, 4:30 등으로 맞췄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밤 10시쯤 침대에 누웠다. 하지만 잠이 바로 오지는 않았다. 결국 한 시간이 넘도록 뒹굴거리다가 11시가 넘어서 잠들었다. (S헬스 상 기록된 시간은 11:18)

핸드폰이 울리고 오줌도 마려워서 일어났다. 3시 45분. 화장실 갔다가 다시 잘까 하다가 그냥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핸드폰에 나머지 시간들 알람을 다 해제하고 컴퓨터있는 방에 가서 불을 키고 앉아서 모니터를 켰다. 그리고 140화가 올라온 것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하필이면 또 22페이지. 다행히 뒤쪽에는 대사가 많지 않았다. 번역 다 하고 업로드를 하고 나니 6시반이 좀 넘은 시간이었다. 다시 자기에는 애매해서 그냥 아침먹고 바로 씻고 준비해서 지하철을 타러 갔다. 지하철에 자리에 앉으면서 시간표 상 집합 장소인 역에는 8시 조금 넘어 도착할 것 같아서 8시에 알람을 맞추고 잤다. 알람 듣고 깨서 집합 장소인 역에 내리고 보니 8시 2분이었다. 찍고 나와서 맞이방에 있는 벤치에 누워 있었으나, 형광등이 밝아서 그런지 잠이 오질 않았다. 8시 23분쯤 주차장으로 오라는 카톡을 받고 나갔고 농장에서 옷 갈아입었다. 그리고 9시쯤부터 일이 시작되었다.

트랙터 가동 도와주기, 수도관 연결, 밭의 돌 제거 등을 하고 점심을 먹고 다시 상추 옮겨 심기, 호스 연결해서 물 주기, 간식 사오기 등하고 오후 4시반부터는 이팝나무 콜히친 처리 등을 시작했다. 농장직원들도 퇴근하고 결국 저녁 7시가 넘어서야 일이 끝났다. 저녁 7시 20분쯤 농장에서 출발해서 저녁 8시 20분쯤 학교에 도착했다. 의외로 너무 피곤해서 그런지 차에서 잠이 오지 않았다. 학교에서 행정일을 잠깐 하고 늦게 까지 있었던 실험실 사람들과 고기를 먹고 집에 왔다. 집에 오니 밤10시가 넘었다. 너무 피곤했다. 과연 다음에도 또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다음주 수요일에는 아무 일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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