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게이트 하드가 정말 안 좋구나

나는 원래 SSD나 하드디스크 모두 삼성전자 것을 썼다. 가격도 좋고 품질도 만족했기 때문이다. 제일 좋은 것은 SSD를 큰 용량으로 쓰는 것이지만, 그럴 돈이 없으므로 OS가 깔린 C드라이브만 SSD로 쓰고, MS 오피스나 한글, 내 문서, 사진 등을 담을 D드라이브, 그리고 P2P 등으로 고화질 영화를 다운받는 E드라이브 등으로 나눠서 썼다. 하지만 삼성전자에선 2010년대 초, 하드디스크 사업을 시게이트에 팔고, SSD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나도 2010년대 중반 이후로는 다른 브랜드를 사야만 했다.

2016년 봄. 시게이트 3TB 하드디스크를 샀다. 그리고 기존에 쓰던 삼성전자 하드를 하나 제거했다. 삼성전자에서 나온 2TB를 D드라이브로 사용하고, 3TB를 영화 등 큰 용량의 동영상을 담는 용도로 썼다. 딱히 안 좋은 점을 느끼지 못 해서 2017년 초, 6TB를 추가구매하고, 3TB를 D드라이브로 올리고, 6TB를 E드라이브로 썼다. 당시에 27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서 샀었다. 그렇게 몇년을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었다.

엊그제인 3일 일요일. 게임을 하려고 컴퓨터를 보니 D드라이브가 인식이 안 되고 있었다. 컴퓨터를 분해하여 선을 뺐다 꽂으니 다시 인식이 되었으나, 곧 다시 인식이 안 되었다. 디스크 관리나 장치 관리자에서도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뭐가 문제일까? 다시 뺐다 꽂아서 인식이 되는 동안, 크리스탈디스크인포로 문제를 보았다. SSD인 C드라이브를 제외하곤 둘 다 노란색 "주의"였다. 그러다가 곧 D드라이브는 인식이 되지 않았다.

네이버 지식인에 물어보니 전원에 문제인 것 같았다. 보통 하드에 문제가 있으면 파일이 안 읽어지거나 포맷하라고 나오고 CRC오류 등이 나왔던 것 같았는데... 아무튼 문제가 되어 하드를 뺐다. 시게이트 홈페이지에서는 보증기간이 지났다고 나왔다. 사설업체에서 수리받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았다. 주말이 지나서 용산에 가져가보기로 했다.

오늘 마침 시간이 나서 용산에 방문했다. 검색으로 알아봤던 업체에 방문하니 인식이 되었다. 그리고 몇가지 테스트를 하더니 헤드 불량이라고 했다. 데이터 복구하는데 40만원이 든다고 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냥 나왔다. 나와서 다른 업체를 찾던 도중 하드디스크에 붙어 있던 스티커에 있는 업체가 보였다. 그 업체 창문에도 시게이트 로고가 붙어있었다. 방문했더니 보증기간이 끝났다고 했다. 보증기간이어도 하드디스크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교환만 가능하다고 했다. 할 수 없이 그냥 또 나와서 다른 업체를 찾을까 했다. 지나가다 발견한 곳에서 하드가 인식이 안 된다고 물어봤다. 하드를 체크해보더니 불량섹터가 생겼다면서 데이터 복구를 10만원에 해준다고 했다. 새로운 3TB하드까지 총 약20만원. 40만원에 비하면 반값이니 진행해달라고 하고 하드를 맡기고 나왔다.

예전에 포맷 후, 프로그램을 통해 포맷 전 데이터 복구를 했을 때, 데이터가 깨져서 파일은 존재하는데 글이 깨져나온다거나 실행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내일 연락 준다고는 했는데, 괜히 10만원만 날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도 되었다. 프로그램은 재설치하면 되고 사진은 디카나 캠코더에서 다시 옮기면 되지만, 문서들은 그게 안 되니...

학교로 돌아오면서 하드디스크 불량 자료를 찾다보니 시게이트가 불량1위라고 나왔다. 네이버 지식쇼핑에서도 도시바, 웨스턴 디지털, 시게이트 순이었다. 점유율이 높다고 좋은 게 아닌 것 같았다. 실험실에 컴퓨터의 D드라이브는 하드가 삼성전자 1TB로 정말 오래되었는데도 크리스탈디스크인포에서 "좋음"으로 나타났다... 순간 2017년에 사서 집에서 E드라이브로 쓰던 시게이트 6TB도 "주의"라고 나타난 것이 떠올랐다. 이것도 언제 인식이 안 될지 모르니 다른 하드로 교체해야할 것 같았다.

자료를 찾아보니 도시바, WD, 시게이트 순으로 불량률이 낮았다. 네이버 지식쇼핑나 다나와에서도 랭킹이 그 순이었다. 가격은 도시바가 조금 더 비싼 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일단 도시바를 써봐야겠다. 불량률과 점유율이 비례하는 것이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