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뮤다 토스터기로 캔햄 구워먹기

2019. 10. 31. 15:58일상/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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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팸, 리챔 등과 같은 캔햄을 나름 즐겨먹는 편이었다. 어렸을 때도 많이 먹었고, 결혼 전에도 외할아버지가 아침으로 많이 구워주셨다. 결혼 후에는 와이프가 구워주지는 않아서 집에서 먹지는 못 했지만, 1년 전 이맘 때는 학교에서 점심 또는 저녁으로 캔햄을 전자레인지로 구워먹었다. http://ongchip.egloos.com/6384459 

 

6천원으로 2끼 생활 중

대학원 생활을 하며, 연구실마다 밥값에 관련하여 다 나름의 규칙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 월급/인건비를 지급받고 거기서 자기가 쓰는 경우일 것 같다. 내가 있는 연구실의 경우, 점심에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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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올해부터 학생식당이 식권제로 되면서, 캔햄을 사는 대신 학생식당의 식권을 미리 사놓는 형태로 해서 학교에서 캔햄을 구워먹지 않지만, 학교에서 사놓고 먹지 못 한 것을 집에 가져가서 꽤 남아있다. 언젠가 구워먹어야지 싶어도, 아침에 시간이 없어서 먹지 못 했다.

발뮤다 토스터기

작년에 결혼할 때, 동문회에서 결혼 축하기념으로 원하는 혼수제품을 사준다고 했다. 당시 와이프와 처가에서 필요한 건 대부분 이미 샀기에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냉장고, 전자레인지, 청소기 등등... 그래서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발뮤다 토스터기라는 것이 혼수 인기제품에 올라와있었다. 가격도 30만원이 좀 되지 않는 20만원대라서 선물로 사달라고 하기에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것을 결혼 기념으로 선물받았다.

결혼 후, 신혼 초엔 식빵이나 다른 빵들을 구워먹었다. 잼도 발라 먹고... 하지만 원래 빵보다 밥을 좋아했던 나는 아침으로 집에서 밥을 먹든지 아니면 실험실에 출근 후 학생식당이나 편의점에서 간단히 먹었다. 그렇게 토스터기를 거의 쓰지 않았다. 가끔 와이프가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던 몇 주전. 집에 전자레인지가 고장났다. 그 때 엄마와 통화하며, 전자레인지가 고장나서 찬밥을 못 데워먹는다고 얘기했더니, 엄마가 토스터기로는 밥 못 데워먹냐고 했다. 잊고 있던 토스터기로 밥을 데운다니 괜찮은 생각같았다. 그래서 인터넷에 찾아보니 의외로 토스터기로 요리를 해먹는 사람들이 많았다. 생선 구워 먹는 사람, 피자를 만들어 먹는 사람, 로스트 바베큐를 해 먹는 사람 등. 그걸 보니 왠지 캔햄도 구워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밥을 데울 수 있는지는 못 찾았다. 찾아보니 전자레인지는 물분자를 진동시켜서 데우는 반면 토스터기는 미니오븐으로 내부의 공간을 뜨겁게 해서 요리하는 것으로 후라이팬 쪽에 가까운 것 같았다. 그래서 전자레인지와 달리 플라스틱 제품은 못 쓰고 무조건 도자기만 써야된다고. 볶음밥이 아닌 그냥 찬밥을 후라이팬으로 데워 먹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어쨌든 밥은 못 데워 먹어서 그 뒤론 미리 덜어서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아침에 꺼내서 데워먹지않고 아침에 직접 밥솥에서 퍼 먹고 있다.

토스터기로 요리를 해먹는 글들을 보고 나서 캔햄을 구워먹는 법을 찾아보았다. 아침밥으로 항상 밑반찬만 꺼내 먹거나 어쩌다가 와이프가 끓여놓은 찌개와 먹는 것보단, 결혼 전에 외할아버지가 구워주시던 스팸 혹은 소고기를 먹고 학교 가는 것이 든든하기도 하고, 그립기도 해서 아침으로 캔햄을 먹고 싶었다. 또, 캔햄도 구워서 토스트랑 먹을 수도 있으니, 왠지 블로그나 유튜브에 요리법(몇분 돌리기 등)이 자세하게 나와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캔햄을 토스터기에 구워먹는 방법이 나온 블로그 요리법(몇분 돌리기 등)이 자세하게 나와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캔햄을 토스터기에 구워먹는 방법이 나온 블로그나 유튜브는 없었다. 대신 최대한 비슷한 것이 고기를 구워먹는 것이었는데, 은박지로 싸서 몇 도에서 30분동안 구워먹는 것이었다. 아침으로 시도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았다.

그러던 일주일 전. 아침에 밥을 먹으려고 보니 냉장고에 반찬의 반이상이 없어져 있었다. 와이프를 깨웠더니 맛이 가려고 해서 버렸다고. 할 수 없이 남은 반찬으로 어떻게 먹고 나왔다. 그 다음날 아침. 그대로 비어있는 냉장고를 보고 나서는 햄을 토스터기에 구워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학교 휴게실에서 캔햄을 전자레인지로 구워먹을 때 약 3~4분 돌려먹었기에 토스터기에서도 3분정도로 돌렸다. 그러나 조금 따뜻해졌을 뿐 거의 안 익은 것 같았다. 똑같이 한번 더 했지만 조금 나아졌을 뿐, 많이 익지는 않았다. 시간이 더 이상 없어서 그냥 덜 익었지만 그냥 먹고 나왔다.

그 다음 시도는 어제였다. 첫 시도 때 총 거의 6분을 돌렸지만, 거의 안 된 것 같아서 아예 10분으로 돌려놓고, 머리를 감고 세수를 했다. 확실히 첫 시도보다는 햄 굽는 냄새도 나고 기름도 자글자글하는 소리가 났지만, 그래도 뭔가 완전히 익은 느낌은 아니었다. 그 때 마침 생각난 것이 토스터기의 왼쪽에 있는 모드(?)였다. 난 계속 기본 식빵 그림에 놓고 돌렸는데, 전에 봤던 토스터기와 같은 미니 오븐으로 요리하는 블로그나 유튜브에선 그걸 온도로 맞춰서 돌리곤 했었다. 그래서 가장 높은 온도인 250도로 설정하고 5분정도 더 돌렸다. 그랬더니 확실히 이전에 전자레인지에 구워먹을 때보다 더 따뜻하고 맛있었다.

오늘 아침에 세번째 시도를 했다. 아예 처음부터 250도로 10분을 돌렸다. 머리감고 세수하고, 면도를 하다보니 집안에 맛있는 햄 굽는 냄새가 났다. 와이프도 자다가 깨서는 또 햄 굽냐면서 냄새가 전과는 다르다고 했다. 땡 울리고 나서 꺼냈더니 딱 알맞게 익은 것 같았다. 그렇게 맛있게 아침을 먹고 나왔다. 250도로 10분. 최적의 조건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침으로 먹기에 딱 좋은 것 같다. 앞으로도 자주 해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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