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취직에 실패했다.

2021. 6. 15. 20:30일상/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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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인 6월 9일. 오랜 기간 준비해 온 팜한농의 1차 면접을 보는 날이었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학교에 가지 않고 준비하면서 와이프가 해준 김치볶음밥을 먹었다. 면접장소인 안성에 있는 육종연구소에 늦지 않게 가기 위해서 네이버 지도로 찍은 것보다 더 넉넉하게 준비하고 나왔다. 하필이면 그날이 올해 들어서 가장 더운 날. 하지만 난 여름용 정장이 없어서 봄가을용을 입어야만 했다. 덥지 않게 외투는 벗어서 들고 다녔다. 남부터미널에 도착하여 안성 대림동산으로 가는 버스표를 샀다. 아침을 늦게 먹어서인지 점심 때가 되었지만 배가 고프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 안성으로 갔다.
안성 대림동산은 정말 아무 것도 없었다. 네이버 지도에서 타라고 했던 버스는 언제 도착하는지 남은 시간이 나타나지도 않았다. 정류소에 노선도가 있는 걸 보면 타는 게 맞는데... 하지만 너무 더워서 버스를 수십분씩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티맵택시에서 새로 바뀐 우티를 사용해서 택시를 불렀더니 곧 바로 잡혔다. 택시를 타고 육종연구소로 갔다. 시내버스가 아닌 택시를 탔더니 1시간이나 일찍 와버렸다. 택시에서 내려 연구소애 들어가면서 코로나19로 체온 측정을 했다. 어떻게 왔냐는 질문에 면접보러 왔다고 하니, 직원이 대기장소로 안내해줬다. 대기장소에서 에어컨을 키고 면접 발표 연습을 했다. 그렇게 준비하고 있으니 다른 응시자들도 한두명씩 왔다. 물론 면접 시간이 다 다른 관계로 한번에 오지는 않은 것 같았지만, 그 사람들도 늦는 것보단 일찍 오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나처럼 일찍 온 것 같았다.
시간이 흘러 면접 시작 시간이 되었고, 내가 제일 먼저 호명되어 나갔다. 면접관은 총 3명으로, 인사팀 직원, 연구소장, 팀장이었다. 먼저, 발표를 하였는데, 그동안 연습 때 했던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면접에서 면접관들의 질문에 답을 했다. 육종 연구 경험 등을 대답하였고, 학교나 기관이 아닌 기업을 선탹한 이유로 학계에서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기업에서 일하면서 국내 종자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식으로 대답하였다. 학위 기간 중 수행했던 육종 프로그램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해마다 다르지만 대략 1천평정도의 땅에서 직접 심고 재배했다고 대답하였다. 또한 국림공원관리공단에서 일하다가 퇴사한 이유를 물어서 당시 겨울이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업무와는 다른 쓰레기를 줍는 환경미화 업무만 하게 되어서 퇴사하게 되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내가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시간에는 앞으로의 일정과 사내 복지로 기숙사같은 게 제공 여부 등을 물었다. 그리고 면접을 끝내고 나왔다.
택시를 타고 다시 중앙대 안성캠퍼스 앞으로 이동했다. 서울가는 버스표를 샀다. 올해 본 면접들 중에서는 가장 잘 본 것 같았다. 특히 3년 반 전에 면접 때와 달리 내 연구업적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곤란한 것이 없었다. 왠지 잘 될 것 같았다.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에서 안성에 전월세 가격을 알아보고 서울에서 자동차로 출퇴근하면 몇시간이 걸리는가 등을 알아봤다. 그리고 면접 마지막에 질문해서 들었던 답변에서 다음주쯤 결과가 나온다고 했으니 이제 기다리면 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틀이 지난 6월 11일. 팜한농 인사팀에서 면접비 입금할 계좌를 메일로 알려달라는 문자가 왔다. 바로 메일로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그리고 몇시간 뒤. 결과가 나왔다고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라는 문자가 왔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결과를 조회했지만, 결과는 유감스럽게도라는 말로 시작하는 불합격이었다. 이로써 2021년 상반기에도 또 취직이 안 된 것 같았다. 더 이상 어디 자리를 알아볼 곳도 없고...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나온 박사연구원 공고가 있었지만 관심가는 분야는 경상남도 진주에 있어서 너무 멀었다. 서울에서 출퇴근 가능한 거리에 있는 곳은 분야가 맞지 않고 관심도 떨어져서... 국립수목원에서 다른 박사급 연구원을 뽑는 것을 기다려봐야겠다.
주말이 지나고 어제와 오늘 이틀 연속으로 농장에 가서 수확을 했다. 같이 졸업하는 다른 실험실의 후배는 논문 제본도 맡겼다는데... 반면 난 이제 본격적인 수확 및 탈곡 시즌이니... 내일은 또 정읍 출장이 예정되어 있다. 이제 6월도 반이 지났는데... 참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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