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6. 21:53ㆍ일상/일상
처음 취업준비를 시작했던 것은 지금부터 10년 전인 2011년 3월. 원래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다가 학부 고학년인 3~4학년이 되면서 대학원에 진학한 아는 선배들의 대학원 생활을 보고는 그냥 취직하고 석사, 박사학위는 필요할 때 파트타임으로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하고, 군복무를 위해 대학 졸업 후 학사장교(사관후보생)을 지원했고, 최종적으로 해군에 합격하여 대학 졸업 후 3월 해군사관학교로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어릴 적 앓았던 지병이 신검을 받을 때는 완치상태였으나 2009년 여름방학 때 유럽 배낭여행에 다녀온 후 재발하였는데, 그로 인해 당시에는 제2국민역, 현재엔 전시근로역이라고 불리는 5급 판정을 받고 군복무를 못 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취업이 될 때까지 졸업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난 졸업 후에 각종 자격증과 외국어 공부를 하면서 자격증과 어학 성적 등을 확보하면서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 지원하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특별한 것 없는 나는 결국 취업에 실패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그 후 약 1년 반이 지나 1살 차이인 동생이 석사과정으로 대학원에 진학했고, 동생은 대학원 갔는데, 오빠는 될지 안 될지, 또 된다면 언제 어디로 될지도 모르는 취업준비만 계속 하고 있을 순 없어서 보험삼아 대학원 컨택을 시작했고, 결국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다.
대학원에서 석박통합과정으로 있으면서 여러 부조리를 겪으면서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들도 많았으나, 결국 버티는 선택을 한 것은 바로 학부를 졸업하고 취업에 실패한 2011년~2012년의 경험때문이었다. "지금 대학원을 그만두면 당시와 달라진 건 없이 나이만 더 먹었는데, 과연 대학원을 나가서도 문제없이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한 답이 안 나왔기 때문에 버텼고, 결국 박사졸업예정자가 되어서 올해부터 취업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대학졸업 후에도 연구교수나 특임교수로 실험실에 남아있는 동기들이나 같이 졸업하는 선배형은 학부 졸업 후 바로 대학원에 진학하여 취업이 쉽지 않다는 걸 몰라서 그런지 별로 급해보이지 않았다. 반면 나는 여기저기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식물과 관련있어서 어떻게 해볼만 하겠다 싶은 곳에는 열심히 지원했다. 물론 와이프가 지방가길 원치 않아서 수도권에서 일할 수 있는 곳만 지원하긴 했지만... 하지만 6월 초에 가장 가고 싶었던 팜한농에 떨어진 뒤 의욕이 꺽이기 시작했고, 결국 나는 마지막으로 국립수목원 박사급 전문연구원에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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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 오전10시. 포천까지 가서 면접을 봤지만, 면접 분위기는 팜한농 때보다 더 안 좋았다. 전공이 맞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내가 계약직이라고 준비를 별로 하지 않아서였을까? 지원자가 없어서 재공고가 났을 정도로 인기없는 포지션이었지만 결국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제 뭘 해야할까? 사실 박사 후 취업준비는 이제 한 학기가 끝났는데, 취업준비도 학위과정도 오래 걸려서 그런지 지치고 의욕이 안 생긴다. 10년. 대학원 다니는동안은 취업준비한 것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결국 박사학위도 라이센스, 자격증이나 마찬가지이고 결국 중요한 것은 일자리, Job을 구하는 것이다. 직장을 구하지 못 하면 자아실현은 커녕 생활할 돈도 벌 수 없고 결국 굶어죽는 것이다. 집에 빌딩이 몇 채씩 있는 사람들이면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박사학위를 받으면서도 걱정이 끝나질 않는다. 과연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주말부부를 각오하고 지방으로 가야하나? 사업을 시작해야 맞는건가? 머리가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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