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박사학위가 나왔다.

2021. 8. 25. 22:57일상/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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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2021년 8월도 일주일정도 남았다. 논란이 많았던 2020 도쿄 올림픽이 끝난지도 벌써 2주가 지났다. 아직 패럴림픽이 남긴 했지만 올림픽만큼 주목은 받지 못 할 것이다. 마침 절기상 처서가 지나서 그런지, 이제 밤에는 쌀쌀한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밤에도 후덥지근하고 에어컨 없이는 못 자는 열대야 얘기가 있었는데... 시간 참 빠르다.
오늘 드디어 학위가 나왔다. 이제 박사졸업예정자가 아닌 박사가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 학교는 원래 8월에는 졸업식을 하지 않아서 큰 실감은 안 난다. 원래 졸업식에 학위 가운을 입고, 친구 또는 가족들과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그런 걸 하지 않으니... 학교 공식적으론 내년 2월에 하는 졸업식이 올해 8월과 내년 2월 졸업하는 사람들을 위한 행사이다. 물론, 일부 사람들의 경우 그냥 학위 가운을 빌려서 다른 대학들처럼 8월에 개인적으로 꽃다발 들고 사진찍는다. 어차피 박사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무료로 대여해주는 학사나 석사와 달리, 2월 졸업이든 8월 졸업이든 가운을 개인적으로 제작하든 대여하든 해야하기 때문에 그냥 8월에 대여해서 사진 찍는 것이다. 주변에 같이 졸업하는 사람들도 갈리는 것 같다. 내년 2월에 학교에 다시 와서 사진 찍는 것이 기본이지만, 졸업장 받고 6개월 뒤이기 때문에 그냥 졸업장 받을 때인 요즘 찍는 사람들과 그래도 졸업 축하 현수막이나 간판 등으로 졸업 분위기가 나는 배경을 원하는 사람들은 참았다가 내년 2월에 찍는 사람들로 나뉜다.
오늘 학위증을 받으러 학교 행정실에 갔는데 학위증 수령 전에 작성해달라고 직원이 웬 서류를 내밀었다. 보니까 우리 과에서 이번 학기 졸업하는 학생들의 취업현황인데, 명단에는 나와 외국인 2명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다른 한국인 학생들은 전부 계약직이든 뭐든 취업이 되어서 학교에서도 취업한 것을 파악했지만, 나만 취업하지 못 해서 명단에 있던 다른 외국인 2명과 함께 조사를 받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미취업 상태라고 써서 제출했다.
8월 말에는 다시 나올 줄 알았던 계약직 연구원 공고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8월 초에 그냥 나무의사 양성교육이나 신청해서 들을 걸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가끔 내가 인터넷에 올려놓은 구직정보를 보고 헤드헌터나 그외 연구소에서 연럭이 오는데, 대부분 내가 전공한 식물이 아닌 미생물쪽인 경우가 많다. 아직까지 배가 불러서 그런지 미생물 분야에는 크게 흥미가 안 간다. 게다가 내가 지원한다고 무조건 뽑아준다는 보장도 없으니 아마 면접에서 떨어질 확률이 높을 것 같다...
가족들과 지인들은 축하해주는데 아직까지는 기분이 좋지 않다. 박사가 되고도 취업이 안 될 것 같았으면 그냥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고 계속 취업 준비하거나 아예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 나았을지도 모르니... 언제쯤 취업해서 정상적으로 경제활동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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